우리나라 좋은 나라’ 두 번째 이야기

건강한 농부의 된장을 예술로 만나는 전시


전 시 명 : 건강한 농부의 된장을 예술로 만나는 전시 (우리나라 좋은 나라’ 두 번째 이야기)

전시기간 : 2012. 4. 7() ~ 5. 6()

초대일시 : 2011. 4. 7() 오후 3

전시장소 :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1652-118 논밭예술학교

주최/기획 : ㈜쌈지농부

관람시간 : 11:00am - 06:00pm (6, 월요일 휴관)

전시설명 :

 

 

 

 

 









 ‘농사가 예술이다'를 말하는 쌈지농부의 ‘우리나라 좋은 나라’전은 지난 2011년 논밭예술학교에서 이루어졌던 ‘한산오일장 전통공예 장인들의 작품전시’에 이어 이번엔 조상 대대로의 전통을 지키며 된장을 만들어온 장인들의 작품과 삶을 재조명하여 소개한다.

 공식적으로 삼국시대 때부터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는 된장은 현재에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맛과 향으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의 발효과정을 거쳐 긴 시간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된장의 제조과정은 '스마트(Smart)'로 대변되는 첨단 정보화의 문명 시대에도 여전히 미스테리다. 옛 문헌을 살펴보면 발효과정, 그 신통한 효과에 대한 조상들의 생각이 담긴 글을 찾을 수 있다. 달을 세어 음력으로 말 날이나 손 없는 날을 정해두고 장을 담궜고, 장을 담그는 여인들은 3일전부터 외출을 삼가고 목욕재계를 하여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였다. 장맛이 변하면 집안에 안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에서는 장을 만드는데에 온갖 정성과 노력을 다해왔다는 것을 알수있다. 장을 담근다는 것은 확실히 음식을 만든다는 행위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다.

 전후 50년대와 60년대에 끼니를 떼우며 살기 힘들었던 시대에도 밥과 함께 올려진 한그릇으로 우리의 밥상을 넉넉하게 해주었던 고마운 음식 된장. 그 역사를 안은 된장의 거친 표면 안에는 한없이 부드러운 그만의 독특한 내음으로 우리나라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된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마치 개개인의 내면적인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된장을 만드는 재료는 콩, 소금, 물이 전부이지만 된장이 탄생되는 과정은 지역마다 다른 수질, 햇살과 바람 그리고 그외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않는 비가시적인 것들의 하모니에 의해서 창조된다고 볼 수있다. 재미있게도 이 것은 인간의 드라마틱한 삶의 형태와도 비슷하다.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인간이 서로 닮은 것이다. 바꿔말해 된장은 다분히 인간적인 모습을 띄고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인들의 섬세하고 고집스러운 창작과정과 오랜시간 동안 발효의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된장은 우리네 삶이 그러하듯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방식으로 각각 자신만의 고집을 다하여 된장을 만들고있는 2인의 된장 장인들의 이야기와 또 된장을 만드는데에 빼놓을 수 없는 전통의 숨을 가진 옹기들이 전시된다. 한 나라의 대표음식은 그나라의 정서를 대변하며 또한 그 나라 사람들의 몸을 이루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던가. 이번 전시는 우리를 다시 이해하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재활용 프로젝트 그룹 ALD (Alien Loser Diary)가 재활용을 통해 갤러리의 한 공간을 새롭게 재창조하였다. 유쾌한 몽상가이자 동시에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실천적 해답을 제시하는 ALD가 만든 된장 포장마차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고 어우러지는 구수한 시간을 가져보자.


참여 작가

  • 우태영 – 경상남도 거창군에서 100% 국내산 무농약 콩과 융용소금, 이슬수만을 사용해 오랜시간 발효를 시켜 전통 방법으로 장을 만들고있다.

  • 이창순 – 경기도 파주에서 전통방식을 고수하여 3년이상 숙성시킨 파주 장단콩과 3년동안 간수를 뺀 서해안 천일염을 사용하여 장을 만들고있다.

  • 김진, 김경홍50년 동안 옹기만을 만들어 온 장인의 고집으로 전통 재래기법을 고수하여 2대에 걸쳐 옹기를 만들고 있다.

  • ALD - 김화용+김나래 두 젊은 작가의 프로젝트그룹으로 버려진 물건이나 가구등 쓸모 없는 것들을 새로운 다른 물건으로 태어나게하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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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vak

 


논밭예술학교 생태강연은…
자연을 대하는 삶의 자세, 바른 마음, 올바른 먹거리, 가치 있는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농사, 디자인, 음식, 공예등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계시는 훌륭하신 분들을 모시어 듣고 함께 나누는 건강한 배움의 시간입니다.


자연, 생태에 관심은 있는데 뭘 어떻게 실천 해야할지 막막하신분..
그래서 내 주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하고 나누는 일들..
이 밖에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한 달에 한번,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 열리는 논밭예술학교의 생태강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생태강연 진행과정

유기농 채소와 구수한 재래식 된장을 쓱쓱 비벼 먹는 건강한 저녁식사 후에 강연이 시작됩니다.

5시 – 5시 50분 : 논밭비빔밥(채소된장비빔밥) @2층 키친참
6시 - 7시 30분 : 강 연 @3층 밭갤러리


참여안내
-참가비 : 1만원 (논밭저녁식사 포함된 수강료) 기업은행 049-063212-04-011 예금주_ (주)쌈지농부
-장  소  :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18)
-신  청  : 전화  031-945-2720  / 02-333-7121 혹은 온라인 접수 바랍니다. <양식으로 이동> 
-문  의  : 전화  031-945-2720  / 02-333-7121 혹은 메일 farmingisart@gmail.com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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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쌈지농부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에서 평화가 깃든 밥상, 자연 요리 교실 두번째 수업을 진행합니다.

  • 건강한 손님 초대 밥상 : 12월 01일 ~ 01월 19일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 건강한 여덟밥상  : 12월 02일 ~ 01월 20일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MBC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다>SBS <100세 건강 스페셜> 에 소개되기도 했던   자연요리 연구가 문성희 선생님의 '평
화가 깃든 밥상' 교실은 우리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 그대로 요리법, 건강한 요리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들, 나 자신을 위해 평화로운 요리법을 배우고픈 분들께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교재 - 평화가 깃든 밥상 (문성희 저, 샨티)
문의 및 신청: 070-7734-7237  / 논밭예술학교 farmingis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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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쌈지농부

[농사는 예술이다] '쌈지농부'
농가 디자인 컨설팅, 예술 프로젝트 등 농사의 가치 재조명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농사는 예술이다."
 

멀리서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저 또박또박한 문장은 경기도 화성의 한 비닐하우스에 내걸린 간판이다. 10년째 유기농법으로 농사지어 온 황유섭 농부의 비닐하우스다. 작년 미술 작가 안데스, 윤사비가 이곳에 몇 가지 작업을 했다.


간판을 걸고, 내부에는 큰 종이학을 매달았으며 작물마다 이름 팻말을 세웠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의 예술성에 대한 오마주다.


쌈지농부는 이렇게 농촌 곳곳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농사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가 디자인 컨설팅을 하고, 농촌에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충북 단양의 장아찌 전문 음식점 수리수리봉봉, 전북 고창의 장어집 용기장어, 충북 음성의 복숭아 농가 봉숭아꽃피는 등이 쌈지농부를 거쳐 단장했다. 이름과 로고는 물론 인테리어와 홈페이지까지 단정하고 정감 있는 모양으로 갖추었다.


강원도 홍천의 와야마을은 쌈지농부의 예술 프로젝트의 장이다. 작년에는 폐교된 와야 분교에 작가 레지던시가 마련되었고 올해는 생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쌈지농부의 사업은 패션 브랜드 쌈지의 독특한 아트 마케팅 철학과 노하우를 농사 영역에 접목시킨 시도이다. 쌈지는 젊은 작가와 협업하고 인디 음악을 지원하는 등 예술의 지형을 다양화하고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쌈지농부 기획실의 이의선 실장은 "쌈지의 아트 마케팅은 소외된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이었다. 농사 역시 그런 맥락에서 주목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을 살림으로써 사회적 삶의 기반을 확장하는 사업인 것이다.


2008
년에 열린 서울디자인올림픽에는 "시를 짓듯 소설을 짓듯 농사 지은" 작물들을 '전시'했다. , 수수, 기장, 콩 등이 소담하게 선보였다. 세련되고 고도로 인공적인 디자인이 아닌 자연스럽고 생명에 가까운 디자인이 미래적이며, 가치는 결과물의 조형성이 아닌 생산 과정의 정직함에서 얻어진다는 선언이었다.


이런 목표는 3년간 현실화되어 왔다. 올해 파주 헤이리에 만든 공간들은 농사의 아름다움을 하나의 일상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고안해낸 제도들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문을 연 '지렁이다'는 친환경 가게다. 버려진 것들로 인테리어했고, 벼룩 시장이 열리며, 농부의 이름이 새겨진 로컬 푸드와 재활용 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지렁이와 이름 모를 풀들, 텃밭 농사에 필요한 간단한 기구들도 팔고 있다.


나아가 이 상품들의 생산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1층에는 철을 다루는 이근세 작가의 공방이 있어 물건을 주문할 수 있고, 2층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구두를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생산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물건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소비 습관도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작물에서 볕과 비와 바람, 농부의 정성과 시간의 흐름을 보는 눈으로 우리가 쓰고 지니는 일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돌아보게 한다.


지난 7월 문을 연 '논밭예술학교'는 생태문화공간이다. 외관부터 공간의 성격을 대변한다. 원래 지형을 살리기 위해, 경사 위에 얹듯이 건물을 지었다. 땅과 길이 건물 내부로 들어 왔고, 곳곳에 텃밭이 생겼다. 부지의 나무들은 공사 중 옮겼다가 도로 제자리에 심었다. 차고 앞에는 버려진 문을 달았다.


친환경적, 친일상적 작업을 해온 작가들이 인테리어를 맡았다. 7명 작가들이 각각 방 하나씩을 맡아 작업했다. 천대광 작가는 폐자재를 활용해 카페이자 사무실인 '장미다방'을 만들었고, 박기원 작가와 최정화 작가는 전시와 강연이 마련될 '논갤러리''밭갤러리'를 꾸몄다. 이진경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강원도 홍천의 시골집을 옮겨 왔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는 전통적인 온돌 구조의 황토방 '풀벌레소리'를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교육과 체험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자연의 소중함을 심화해 익히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기술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9월에는 막걸리학교와 자연요리교실이 마련된다. 앞으로는 친환경적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만나는 곳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 공간은 소비를 매개로 운영되지만, 현재의 생산-소비 시스템에 대한 소박한 대안이기도 하다. 도시의 소비 문화와 농촌의 생산 과정을 잇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생산자와의 관계, 생산 과정이 지워진 도시 중심의 소비 문화는 자연에 해를 끼치고 인간성까지 파괴하는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이런 때 물건을 만들고 쓰는 것의 의미, 소비를 기반으로 한 일상생활이 주변과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돌아보는 일은 최신 경제 시스템과 도시 문화의 문제점을 반추하고 친환경적 삶으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농촌이 더 이상 밀려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도시와 농촌 간 관계맺기는 절박한 과제다.


"
농사가 예술"이라는 쌈지농부의 슬로건은 중요한 질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온갖 변수에 창의적으로 대응하며 탐스러운 열매들과 계절의 서사를 길러내는 농사의 가치가 일상 속에 살아날 때 우리의 삶도 예술이 되지 않을까, 라는.

 

 
쌈지농부 홈페이지 www.ssamzienonb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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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쌈지농부


정유희의 생태문화공간 '지렁이다' 탐방기

건강하게 소비하며 지구를 살린다


허욕을 끊임없이 품거나, 팽창된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안타까운 일도 없지만 그렇더라고 '욕망에서 잠시라도 놓여나 마음의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게 머리 검은 짐승으로서 가능키나 한 일일까?' 하는 자괴감에 곧잘 빠지곤 한다. 한 시절 승승장구하다가 한번 세상에서 밀려난 후 다시금 제자리를 탈환하지 못해 고초를 겪던 아버지가 내 나이 열아홈에 급작스레
뇌출혈로 돌아가신 후, 나는 원한적도 없는데 소녀 가장 비스므리한 게 돼버렸다. 뭐 그렇다고 나라는 사람이 삶을 미치도록 궁상맞은 형국으로 만들 만큼 호락호락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아무튼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는 언제부터인가 생필품을 비축하는 버릇이 생겼다. 작금에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금붙이나 땅 같은 걸 사 모을 만큼 수단이 좋거나 머리가 재테크적으로 잘 돌아간 건 아니고, 라면, 쌀, 비누, 휴지 같은 것들, 그러니까 전쟁 돌발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사재기하는 품목들을 사다 쟁여놓았던 것이다. 이건 완전히 생계유지형 습벽이라고 할 수 있다.
3년 전쯤이었다. 생필품이 총망라되어 있는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에 갔다가 희한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많은 물건을 쌓아두기 용이하게끔 코스트코 건물 천장은 높았는데 그 높은 천장 끝까지 빼곡하게 쌓인 물건을 바라보다가 현기증이 일어났다. 빈혈과는 거리가 먼 내가 어지러워 바닥에 털썩 주저앉게 된 것이다. 현기증이 발발하고 속이 메스꺼워져 물건을 사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오다가 어떤 무시무시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세상에 물건이 너무 많구나. 이 많은 물건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할까, 사는 거 참 별게 아닌데 이 많은 물건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할까,  사는 거 참 별게 아닌데 이 많은 물건을 만들겠다고 지구를 너무 심하게 삥 뜯었구나.' 심지어 인간이라는 종이 멸절하고 새 종이 탄생되어도 지구상에 있는 물건을 모두 쓰지 못할 거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이건 명백한 범죄였고 또 이 범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된다 싶었다. 앞으로도 의식 투철한 환경주의자가 될 리 만무하지만 그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큼은 실천하며 살아야겟다고 다짐햇다. 나와 이웃들, 자연과 살아있는 생명, 지구가 모두 한통속으로 연결되어 있다는걸 부인할 수 없으니까. '인간이란 종은 한판 멸망당해 싸다'는 말을 늘 입에 달고 살지만 당할땐 당하더라고 시도해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바로 '공산품 안사기 운동'이다. 재작년 연초에 나는 1년간 가능하면 공산품을 안사기로 스스로에게 약조했다. 여기서 공산품이란 쌀, 반찬거리, 세제같이 살기 위해 필수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소비재를 제외한 물건을 말한다. 옷, 가방, 신발, 책, CD, 가구, 장식품같이 당장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물건들을 우선적으로 사지 않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뭐가 생필품이고 뭐가 공산품인지 구분조차하기 힘들었다. 남에게 선물로 받은 공산품을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꽤 되기도 했다. 평소 대형마트에 갔을 때 물건 몇 개만 사도 10만원이 훌쩍 넘었는데 '공산품 안 사기 운동'을 시작하자 대형마트에 가서 만원도 못 쓰고 돌아오는 일이 빈번해졌다. 그렇게 새 물건을 안사고 1년을 버텼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또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만으로도 충분히 살아졌다. 상황이 이쯤 되니 친환경을 표방하는 것들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요 근래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장소로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로 손꼽는 곳이 바로 헤이리에 있는 <지렁이다>다. 문화마케팅을 상업과 적절하게 매치하여 신명나게 부흥시켰던 쌈지는, 지구로 관심과 옹호의 영역을 넓혀 '쌈지농부'를 런칭했다. '쌈지농부'는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모토를 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서 건강한 땅,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좋은 농부 소개, 친환경 상품 디자인, 농촌 디자인 컨설팅 등, 다양한 친환경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이런 '쌈지농부'가 생명의 바탕인 자연과 진솔한 땅, 건강한 농부들의 땀에서 영감을 얻어 헤이리 딸기 건물 옆에 친환경 생태 문화공간을 만든 것이다. 나는 평소 지구를 훼손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 중고용품과 재활용품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지렁이다>에서 물건을 놓을 매대들을 모두 폐자재를 이용해서 만든다는 소문을 듣고 <지렁이다> 오픈 전에 그곳에 들렀는데, 오픈 전의 <지렁이다> 곳곳에 부려 놓아진 폐가구들을 보니 세상 끝으로 떠밀려간 쓰레기들이 떠올랐다. '이 날고 부서지고 녹슨 재료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리저리 뛰며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지렁이다> 아트디렉터 이진경을 보니 한숨이 먼저 나왔다. 그런데 얼마 후 오픈한 <지렁이다>에 도착하자 이곳에선 마법이 펼쳐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착하고 미더운 문화공간이 완성된 것이다. 층과 층 사이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서 마치 <존 말코비치 되기> 영화 속으로 잠입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총 3층짜리 건물 입구에 드럼통 뚜껑 네 개가 박혀 있다. 알록달록하게 색이 칠해진 드럼통 위에 이진경이 손으로 쓴 '지렁이다'라는 글씨가 앉아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가드닝 브랜드인 <버곤 앤 볼>이 우릴 제일 먼전 반긴다. 도시에서도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도시농부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버곤 앤 볼>을 한국에 착륙시킨 것이다.

셰필드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의 장인들은 275년 동안 대를 이어가며 커팅 도구와 가드닝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예쁜 모종삽, 갈퀴, 식물 이름표, 낙엽 담는 자루뿐만 아니라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가드닝 용품이 원예본능을 자극한다. <버곤 앤 볼> 매대 옆에는 지렁이가 살고 있는 흙구덩이가 있는데 지렁이를 보려고 삽을 들자 '쌈지농부' 홍보를 맡고 있는 박소현씨가 웃으며
손사래를 친다. "보고 싶다고 흙을 막 파헤치면 지렁이가 스트레스 받아요." 날 조심스레 만류하는 그녀를 보자 '쌈지농부는 착한 마음보, 착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천호균 사장의 말이 떠올랐다. <지렁이다> 입구 왼편 매대의 심플한 용기에 담긴 샴푸들이 비누광인 내 관심을 끌었는데 <누비엔>이라는 브랜드에서 만든 막걸리 샴푸였다. <더 막(The Mak)>이라는 브랜드는 농부가 직접 빚은 유기농 막걸리로 만든 비누 브랜드인데 막거리는 예로부터 보습력이 좋아 여인들이 비누 대용으로 많이 썼다고 한다. 나는 큰맘 먹고 샴푸를 한 병 사서 현재 야금야금 아껴 쓰고 있다. 1층 안쪽에는 <농부로부터>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는 헤이리가 속해 있는 파주 지역의 로컬 푸드들과 농촌진흥청이 추천한 농산물 가공품들을 팔고 있다. 파주의 '천지 보은 공동체'라는 영농 단체가 유기농법으로 농사지는 유기농 곡류들은 사람들에게 특히나 인기가 높았다. 건강한 땅으로 부터 수확한 소중한 먹거리가 이곳에 디글디글하다. 대동강 맥주, 백두산 들죽술 등 파주에서 가까운 북한의
술들도 만날 수 있다. 1층의 왼편에는 이색적인 공장이 있는데 바로 금속작가 이근세의 <제2공장>이다. 차가운 철을 따뜻한 감성으로 다듬어내는 공장에는 금속 장인의 열정과 독창성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사방 천지에 널려 있다. 그는 900도 이상의 열로 녹인 쇠를 두드려 농기구도 만들고 기이한 작품들도 다수 만들고 있는데, 공장 한쪽에서 노닐고 있는 철제 양의 흰 등을 만지니 금세 '매에~'하고 올것만 같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지렁이다>에 온 사람들이 초록 생명을 분양해갈 수 있도록 각종 풀, 꽃모종을 판다. 길목 한쪽에는버려진 나무로 만든 소금창고가 있는데 윤남웅 작가가 지역 목수와 함께 만든 이 소금창고는 임자도에서 가져온 천일염을 묵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홍천에서 공수한 참숯도 소금과 함께 팔고 있다. "근데 왜 이곳 이름이 '지렁이다'에요?"라고 박소현씨한테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지렁이는 소리 없이 땀 흘리며 건강한 흙을 만들어내잖아요. 흙을 비옥하게 하고 또 흙을 정화시켜주기 때문에 우리가 꿈꾸는 것들과 지렁이가 딱 맞아떨어져 이곳을 '지렁이다'라 이름 붙였죠." 그녀의 말마따나 <지렁이다>에는  자연의 뉘앙스 가득한 착하고 건강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공장에서 바른 시간에 찍어내는 제품들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나 낡고 오래된 재료에 손 정성을 극진히 베풀어 먹거리와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제품들은 삶의 속도를 줄인 사람들이 완성시킨 기다림의 산물이기도 하다. 2층으로 올라가자 한층 드라마틱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2층에는 친환경, 에코, 재활용 콘셉트를 지닌 리빙 소품, 문구류, 패션 잡화가 가득 들어차 있는데, 우리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폐자재로 만든 매대와 집기들이었다. 옥인동, 왕십리, 신당동 등의 철거 지역에서 수집한 폐가구와 폐자재로 만든 매대는 고정적이지 않고 상활에 따라 분리되는 유동적인 매대였다. 70,80년대의 서민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묻어 있는 폐가구들을 애틋한 추억을 더듬에 만든다. "야, 이 유리 달린 문짝 좀 봐라. 나 어린 시절에는 저런 문짝이 집마다 달려 있었어", "와, 자개장롱이랑 자개상 오랜만에 보네요." 옛 시절의 정취가 느껴 지는 폐가구를 보는 찍사 하덕현의 눈빛도 이내 촉촉해진다. 의자위에 문짝이나 수납장 등을 올려 완성한 빈티지 매대들은 이진경의 지휘아래 '노네임노샵'이라는 창작 집단이 만들었다. 삶의 향기가 켜켜이 배어 있는 매대가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삐까리 번쩍한 재료로 만든 고급 매대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2층 천장에도 임자도와 서해 바닷가에서 주워 왔다는 부표와 폐그물로 만든 포도 조형물이 걸려 있다. '부표를 수십 개 잇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설치물을 보며 감탄사를 뿜어내는 나를 향해 소현 씨가 소리친다. "저거 천장에 매다느라고 여러 사람이 죽다 살아났어요!" 2,3층에 배치된 독특하기 그지 없는 매내들에 한참 동안 도취되어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그제야 소중하기 짝이 없는 착한 물건들이 마음에 침투되기 시작한다. <지렁이다> 2층에도 손맛과 정성이 진저리쳐지도록 배어 있는 물건, 생산되는 과정과 기다림을 함께 즐길 수 있게끔 만든 물건, 지구와 자연 사랑이 듬뿍 배어 있는 물건,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감각이 쏙쏙 배어 있는 물건들이 잔뜩 포진되어 있었다.




이는 솜씨 좋은 디자이너와 건강한 지역 농부, 도심의 취약 계층들이 힘을 합쳐 탄생시킨 것들이다. 의미 있는 생산, 가치 있는 소비를 위해 만들어진 상품들 중, <구두공방 어린농부> 의 가죽 구두들이 제일 먼저 마음 길로 걸어 들어왔다. 발에 꼭 맞게 재단한 가죽을 한 땀 한 땀 정성껏 꿰매어 만든 구두는 불필요한 공정을 삭제하고 환경 친화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세상에 하나뿐인 구두다. 구두를 손수 만들 수 있는 DIY 패키지도 있어 직접 구두를 만들 수도 있다. 추수가 끝난 곡식을 저장하는 우리네 '광'에서 흰트를 얻어 브랜드를 만든 <광>에서는 천연소재를 사용해 섬세한 손길로 엮어 만든 손가방, 손수건, 브로치, 조각보들로 여인의 고운 감성을 자극한다. 재활용 천으로 만든 가방 중 박미정 작가가 디자인한 가방들은 일을 갖기 힘든 고령자들과 취약 계층의 사람들이 직접 바느질해 만든 가방으로 이웃의 땀과 사랑이 담북 밴 물건들이다. 자연에서 온 신선한 재료를 써서 요리하듯 만든 <베이지컬리>의 색색의 비누, 손으로 직접 만들어 그릇마다 다른 표정을 갖고 있는 모던 빈티지 그릇 <스튜디오 엠>, 넥타이로 만든 필통 등 100% 재활용 원단만을 이용해서 상품을 제작하는 리디자인 그룹 <세이브 어스 마켓>의 제품들이 내 뇌리에 특히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종이 제품이라면 환장하는 내게 친환경 종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튜나페이퍼>의 제품들, 특히 서랍에 처박아 두던 아까운 옷을 가져가면 새 옷으로 리폼해주는 <광수 씨의 리폼 작업실>도 힘껏 박수쳐줄 만한 곳이다.


<지렁이다> 3층에는 우리 땅의 흙냄새가 질박하게 피어오르는 막사발 등의 그릇들과 함께 작가들이 재해석한 빈티지 가구들이 전시도이 있고,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의 뭉친 등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주는 등 마사지실<등풀이>가 자리하고 있다. <등풀이>에서는 천연 허브 아로마 오일을 사용, 등에 쌓인 고질적인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3층에서부터 1층으로 천천히 되돌아 나오는 길, 폐어망과 폐선풍기를 이용한 조명 등도 발견하고 공간 틈바구니에서 기특한 물건들도 여럿 포착했다. 지름신을 무찌른 후 욕망을 접고 또 접어 두 개의 물건을 겨우 골라 구입하니<지렁이다>에서는 버려진 신문지를 재활용하여 만든 쇼핑백에 물건을 담아준다. '유종의 미'를 잃지 않는 <지렁이다>덕택에 소비를 해놓고도 지구를 아낀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전 층의 외관이 유리로 되어 있어 층을 오르내리다가 창밖의 풍경을 음미할 수 있는 <지렁이다>에서의 보행은 자연스레 산책이 된다. 곳곳에 이진경의 작품이 걸려 있어 갤러리에 들른 듯한 즐거운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여름이 되기 전에 유기농 원두로 만든 친환경 커피숍, 국산 팥으로 만든 똥방('딸기'의 캐릭터 중 똥치미를 본떠 만든 빵) 파는 빵집을 비롯한 먹거리 부스가 들어선다고 하니일석 삼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다 싶다.헤이리 나들이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이곳 <지렁이다>에 꼭 들러보면 좋겠다. 건강한 즐거움을 누리고 지구를 위무하는 동시에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으니까.



<지렁이다> 아트디렉터 이진경과의 짧은 인터뷰

'모두 다 한통속, 모두 다 지구다'
쌈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가 된 작가 이진경은 '쌈지길'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총체적으로 쌈지의 이미지를 만들어온 작가다. 지난 1년간 영국의 시골에 파묻혀 그리는 일과 여행에 몰두하던 그녀는 다시 쌈지농부의 볼모(?)가 되어 현재 중노동을 감행하고 있다. 이진경은 환경을 살리고 건강을 나누며 흙냄새 나는 예술을 꿈꾸는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느라 야단법석이다. 종횡무진 바쁜 그를 겨우 잡아 앉히자 폐인트가 덕지덕지 묻은 옷과 모기에물려 부푼 볼따구니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인터뷰 대신 도토리묵에다 막걸리나 한 사발 걸치고 싶은 오후였다.

<지렁이다>는 어떤 곳인가?
'다 지구다'라는 걸 말하는 가게, 너도 지구, 나도 지구, 다 한통속으로 묶여 있는 생명체, 다 연결된 생명체라는 걸 실천으로 피력하려 애쓰는 공간이다. 너와 내가 객관적으로 같다는 생각이 있어야 생태를 노할 수 있다.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이곳을 '생태가게'라 부르기도 한다.

<지렁이다>가 우여곡절 끝에 오픈되었다. 자체 평가를 하자면?
'아트 해놨다'는 칭찬인지 불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많이 들어서 고민이 많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곳은 고정적인 곳이 아니라 유동적인 곳이기 때문에 앞으로 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나갈 작정이다. '자연주의'나 '아름다운 가게'는 생긴지 꽤 되어 실수와 모순을 수정할 시간들이 주어졌다. 특별히 안정을 꿈꾸진 않지만 어느 정도 완성된 꼴을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폐가구와 폐자재 등으로 <지렁이다> 매대를 꾸민 건 반향성이 큰 놀라운 작업이었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최소한의 돈을 들여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다가 파주의 고물상에 갔다. 그곳에서 옛 시절의 폐가구들을 많이 만났다. 낡고 부서진 가구들이 내 보기엔 썩 좋은 재로, 최고의 재료였다. 우리나라엔 늙은 것을 높이 쳐주거나 낡은 것에 감탄하는 정서가 별로 없는데, 난 그런 정서가 이 나라에 좀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생활의 흔적과 풍파가 뒤섞여 있는 물건들은 새 물건이 자기를 증명하느라 뿜어내는 색이 덜해 자연스럽다. 버려질 이유가 없는데 함부로 버려지는 것들을 주워 새 삶을 주고 싶었다

<지렁이다> 곳곳에 재미난 문구들을 써놨더라.
'열렬한 야생', '수많은 달밤', '재개발', '다 지구다'같은 문구는 재개발, 철거 지역에서 마주친 문장이기도 하고, 내가 목청껏 외치고 싶은 발언을 적은 것이기도 한다.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 문장들을 보면 이 공간이 어떤 정체성을 가진 공간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지렁이다>는 어떤 계획을 품고 있나?
옛날 물건은 고쳐 쓸 수있도록 만들었는데, 요즘 물건은 고쳐 쓸 수 없도록 만든다. 고장 났을 때 고쳐 쓰는 것보다 버리고 새로 사는게 낫다고 부추기는 거다. 그게 문명을 일궜다는 인간의 한계다. 그러므로 지구 환경을 돌아보고,훼손된 자연을 복원해야 하는 건 이제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감행할 일이 아니라 목숨 걸고 해야 하는 일이 되었다.그 일을 좀 더 즐기면서, 나누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시간이 꽤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해보려 한다.싹을 뛰우려면 씨앗을 땅에 심고 한동안 기다려야 하듯, 이 공간이 완성되기를 다 같이 기다려보자. 자기 삶에 주체적인 자유인들이 <지렁이다>에 많이 놀러와서 좋은 소비를 부추켜 줬느면 좋겠다.

지렁이다 031-942-3948 (http://www.farmingisart.com)
글/정유희(
papercool@naver.com) 사진/하덕현(dshine@naver.com), 정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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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쌈지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