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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쌈지농부





Opening : 문성희의 퍼포먼스 2011.12.04(일) 오후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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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죽]녹두죽/흑미죽/흰쌀죽/치자,보리,황잣죽/차수수/대추죽


논밭예술학교 전시 : 문성희, 이은미의 씨앗이야기
전시기간 : 2011.12.04(일)~12.25(일)
관람시간 : 오전11시 ~ 오후6시 (주6일,월요일휴관)

전시문의 : 허수현 큐레이터 (031-945-2720. 010-7102-9324)


[전시소개]

 
문성희, 이은미의 <씨앗 이야기>

두 사람의 지향점이 합치한 지점에 있던 씨앗, 그것은 본질을 향해 덜어내고 내려가는 과정에 마주친 단단한 표피로 둘러 쌓인, 실존하고 부정할 수 없는 생명이다. 말함으로써 오히려 멀어지는 '씨앗'은 너무나 명백한 주체다. 화려하고 거대한 나무였거나 꽃이었던 생명체는 아주 작은 형태로 모습을 감춘 채 시간을 뛰어넘어 여행을 한다. 흙, 약간의 물, 짬짬이 비추는 햇빛이 그 아름다운 생명체를 불러내주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도예가 이은미의 2011년 신작은 인간과 흙이 함께 찾아가는 최적의 목적인 ‘담기’를 실현한다. 살림푸드연구가 문성희는 거기에 흰 쌀죽을 담아 ‘나눈다’. 씨앗이 잠을 자는 겨울, 깊고 끈질긴 성찰로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해온 두 전문가의 만남은 씨앗이라는 모티브를 변형 없이 완전한 것으로 각각 표현해내었다.

주변을 이루는 시간과 공간의 구성요소 모두가 하나의 작품에 축이 되어 완성되는 이은미의 작업은 주어진 질문에 따라 스스로 자기 형태를 찾아가는 것이다. 특히, 중첩을 통해 구성되는 특유의 조형언어로 전시 장소에서 완성될 때까지 그 모습을 짐작할 수 없었던 이 번 작품은 작가에게도 낯설은 새 생명이다. 각각의 그릇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씨앗의 은유이기도 하고 동시에 씨앗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다. 회백색의 그릇을 투명 아크릴 큐브 안에 하나씩 넣어 각각의 공간을 정의하고 그것을 쌓아 만들어낸 입체물은 거대한 스펙터클을 연출해낸다. 이는 매트릭스(모태)가 직접적으로 구현된 모습이다. 씨앗이라는 모티브가 그에 담긴 에너지와 신비로움을 여실히 표현해낸 대작이 되어 나타났다.

자연과 함께 삶을 살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개발하고 활동하는 실천가인 문성희는 정성 들여 흰 쌀죽을 쑤고, 나누는 퍼포먼스를 한다. 이것은 씨앗을 널리 퍼트려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고자 하는 의미를 가진 산자를 위한 경건한 제사이다. 씨앗은 붕괴 되고 해체 되지 않으면 생명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씨앗으로 요리를 하여 나누는 행위는 일종의 새 생명, 에너지를 나누는 것이다.

씨앗은 생명이고 무한한 가능성이다. 바로 그 아름다운 일을 하는 것이 농사다. 다시 농사가 예술이 되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 생명은 그렇게 서로를 살리고 돕는 것이다.

복합 문화기업으로 성장했던 쌈지는 이제 쌈지농부라는 농사+예술을 실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쌈지농부의 논밭예술학교는 옳다고 믿는 것을 제시하는 용감한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구현하는 실험장이다. 문성희, 이은미, 그리고 논밭예술학교가 함께 말하는 씨앗이야기를 한 그릇의 따듯한 죽으로 경험해보자.

                                                                                                            허 수 현 (논밭갤러리 큐레이터)



[이은미 작가노트]

 
이 번 작업은 씨앗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우리는 씨앗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보편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생명의 존재를 시사하는 어떤 증후도 보이지 않는 씨앗을 소중히 보관한다.
식물의 씨앗이 비옥한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듯이 생각의 씨앗 역시 사람의 마음에 심겨져 몸과 마음에서 뿌리를 뻗쳐 나간다. 그러나 모든 씨앗이 싹을 틔울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떤 것은 떨어지자마자, 어떤 것은 잘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질 때까지 수 년 혹은 수백 년까지도 기다리다 싹을 틔우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휴면 중인 씨앗은 시간여행자들이다.

여기, ‘담다’ 라는 기능을 제외한 모든 것이 제거된 것이 있다.
이것은 싹을 틔우고자 하는 씨앗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것을 담는 그릇일 수도 있다. 셸리Percy Bysshe Shelley 의 시 서풍부Ode to the West Wind에서와 같이 겨울 침소에 깊이 묻혀 주검인 듯 기다리다가 누군가의 손에 잡혀 사용됨으로써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하는(싹을 틔우는) 것들이다. 여기에 몸을 위한 양식이 담길 수도 있고 마음의 양식이 담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희망한다.

                                                                                                                                           이은미



[문성희 작가노트]

 
늘 씨앗을 만지고 씨앗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서
생명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면서
그 완전함과 무한한 가능성에 놀라곤 합니다.
 
그러나 씨앗이 그저 씨앗으로 있을 땐 그저 씨앗일 뿐 입니다.
이들이 흙과 물과 바람, 그리고 해를 만나면 경이로운 창작물로 변합니다.
空에서 色으로 가는 세계의 여정과 시간의 흐름을 씨앗의 변환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幻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實在 입니다.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환타지아
그것을 우리는 홀로그램, 우주라고 부릅니다.
 
이은미 작가와의 만남은 씨앗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감각의 차원에서 생생하게 느껴보자라는 소통의 시간이었고,
각자의 표현 방식을 가지고 함께 씨앗을 퍼트리자 라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곧, 씨앗이 다른 세계로 넘어가서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는 모습으로
산자를 위한 경건한 제사를 올립니다.
 
씨앗은 붕괴되고 해체되지 않으면 생명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머무름은 썩음이고 죽음이고, 흐르고 변화함은 생명이고 부활입니다.
우리는 모두 완전하고 흠 없는 무한한 힘을 지닌 씨앗들 입니다.

                                                                                                                                            문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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